손학규씨가 대통합신당의 당대표가 되었다. 교황선거라서 뭔가 흥미진진한 요소가 있을 줄 알았더만 웬걸 1차 투표에서 싱겁게 과반수가 넘었다고 한다.
교황선거란 바티칸에서 추기경들이 모여 교황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후보를 미리 정하지 않고 각각 추기경들이 맘속에 정하고 있는 대상에게 한표를 던진다. 이런 투표가 모여서 2/3를 넘어서면 교황이 선출되고 도달하지 못하면 문을 걸어 잠그고 될 때까지 선거를 되풀이한다. 결국 교황 방식 투표는 이심전심의 방식이다. 찬반을 가르는 이슈제기나 토론 없이 서로의 마음을 더듬는 방식으로 의견을 모으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런 투표가 정당 내부 대표를 선출하는데 사용된다는 게 타당한 것인가?. 사실 말이 안된다. 정당은 이렇게 중앙위원 몇몇의 이심전심으로 흘러가야 할 곳은 아니다. 더욱이 가열찬 이슈제기와 변화와 혁신이 없다면 그 정당은 사실상 죽은 정당이다.
그만큼 대통합신당의 미래는 불투명 한거다. 사실 대통합신당은 대선용 프로젝트 정당에 블과 하다. 만일 우리 헌법에 대통령 결선투표가 보장되어 있었더라면 대통합신당은 만들 이유가 없다. 각자 정체성으로 대선에 임하고 결선투표를 통해 정책연대를 하면 되기 때문.. 좋은 사례가 프랑스다.
프로젝트 정당이라면 대선이라는 프로젝트가 소멸했으므로 응당 해산하고 분화하는게 옳다. 그런데 문제는 총선이라는 프로젝트가 불과 100일 만에 또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결국 대선 프로젝트는 끝이 났지만 총선 프로젝트가 남아 있기 때문에 대통합신당은 대선용 프로젝트 정당에서 총선용 프로젝트 정당으로 유지보수를 하게 되어 있다.
이번 손학규 대표의 선출이 바로 “총선용 프로젝트 정당”으로 탈바꿈한 “대통합신당 시즌 2”를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온전한 정당정치에 목말라 있는 유권자의 입장에서 볼때 프로젝트가 소멸하면 다시 분화하게 될 프로젝트 정당들의 존속은 달가운것이 아니다.
그런데 어쩌랴..대한민국 헌법과 선거법이 이런걸...
87년 9월 헌법 개정과 대선 이래 수많은 선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대선 5차례, 총선 5차례, 지방선거 4차례..굵직한 선거만 모두 14차례인데 이것이 모두 시기가 다르다. 결국 보면 20년 동안 15번의 전국단위 선거가 벌어졌다. 거의 1년에 한번 꼴이다.
이때마다 여지없이 선거용 프로젝트 정당은 등장했고 선거가 끝나면 소멸했다. 1997년 창당한 한나라당과 2000년 창당한 민주노동당이 그나마 오랜 기간 정당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사실 두당의 형태도 선거 프로젝트의 성격을 100%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작년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법 개정과 개헌제안은 이런 면에서 굉장히 유의미한 제안 이였다. 선거시기를 일치하고 선거행태를 교정 하므로서 프로젝트 정당을 굳이 만들지 않더라도 정당정치가 온전히 돌아가게 되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정당들의 당리당략과 노무현이 말하는건 무조건 반대라는 지식인들이 결합“하여 제안을 일언지하에 박살내버렸다. 사실 이런 개혁은 재선에 출마할 수없는 단임제 대통령이 이끌어야 하는 당연한 제안이다. 그러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로 인해 결국 그 피해는 온전한 정당정치를 꿈꾸는 유권자들이 지고 있는 것이다.
당분간 이 흐름은 어쩔 수 없다. 당장 개헌을 추진하거나 선거법을 개정할 수 도 없거니와 선거가 코앞인데 온전한 정당정치를 회복하라고 이야기 해봐야 과연 저들에게 그 조언이 씨가 먹히겠는가?.
사실 당원에겐 탈당이 (최근 우석훈 박사의 민주노동당 탈당이 의미하는 것) 유권자에겐 개무시가 그들에게 응징할 수 있는 최대치다. 더 이상 뭘 주장하거나 뭘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총선이후엔 뭔가의 변화가 있을 수 있을까?..
예상해 보면 끔찍하다. 지역주의와 한나라당의 대세론이 결합하여 총선의 그 결과는 뻔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합신당이 아무리 손학규 대표를 앞세워 “총선용 프로젝트 정당 시즌 2”를 기획하고 민주노동당이 심상정 비대위를 출범하여 쇄신을 한다고 해도 지금 이 흐름을 이겨낼 수 없다.
대통합신당은 호남의 31석과 비례 10석, 기타 해서 45석정도가 기대할만한 숫자다. 민노당은 끽해야 2~3석이다. 까딱하면 지역구 전멸, 비례 1~2석으로 머물수도 있다. 창조한국당과 무소속이 5~7석 정도 가져가고 이회창씨의 자유신당이 30석쯤 얻으면 한나라당이 가져가는 의석은 200석이 넘는다.
어떤 법도 다 만들 수 있고 개헌도 가능하기에 권력구조, 국가정체성 뭐든지 다 맘대로 가능하다. 게다가 여당인 한나라당과 야당인 자유신당의 결합은 뭐랄까?..일본식 보수양당 체제가 된다는 것인데...이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
세대교체론
지금으로서 가장 현명한 대안은 세대교체를 가속화 시키는 길 뿐이다. 50대, 60대 범주에서 놀고 있는 대한민국 정치 담론을 20대, 30대 수준으로 끌어 내릴 젊은 마인드와 힘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로선 이길 밖에 길이 없다.
설사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한다고 쳐도 “20~30대 정치세력화”를 이끌어낼 키워드와 비전을 우리가 생성해 낸다면 이건 견제세력으로 충분히 희망을 만들어볼 대안이 되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세가지가 필요하다
- 30~40대 대중적 정치인 발굴
- 20~30대를 정치로 유도할 메시지 개발
- 인터넷을 통한 집단 학습과 지식경쟁
대통합신당 사태를 보면서 제일 기가 막혔던 것은 “우상호, 송영길” 같은 소위 386 젊은피들이 손학규의 따까리 노릇을 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제 40대 중반을 넘어서는 저들은 왜 아직도 정치의 전면에서 스스로 나서지 못하고 누구누구의 따까리 노릇만 하려는 걸까?...
왜 저들은 손학규, 김근태, 정동영등을 극복해내지 못하는 것인가?..김대중 시대 다음이 노무현이라면 노무현 시대 다음은 당연히 저들 386세대들인데 저들은 스스로 손학규 방석 밑으로 숨으려 한다. 이렇게 피의 순환이 막혀있으니 정치가 썩는 것이다. 한심한 작자들..




덧글
일지매 2008/01/11 23:30 # 삭제 답글
반갑습니다. 마케터님서프부터 팬이었습니다. 여기는 어렵게 찾아왔슴다.
시절이 하수선하니 요즘은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는 눈을 가진 것이 도리어 고통이네요.
그냥 보통 서민들처럼 신문보고 나라가 잘될 것이라고 순진하게 보면서 살아가는 것도 괜찬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뉴스 보는 것도 스트레스이네요.
마케터님이 좋은 글로 방향 제시 부탁합니다. 그럼 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