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폐지와 "희망고문"의 상관관계 by 마케터

선거 전문가들에 따르면 보수성향의 후보가 승리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유권자의 "희망고문"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희망 고문" 이란 거의 도달할 수 없는 목표에 대한 맹목적 의지 쯤을 의미한다.

실례로 유권자 조사를 해보면 소득 상위 30% 중 거의 대부분인 80%는 장차 자신들이 소득 상위 1%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한다. 소득 하위 30% 대상들도 마찬가지다. 이들 역시 자신들이 중산층 이상에 도달할 것이라는 믿음을 절대 버리지 않는다. 이런 "희망고문"이 있기에 "감세. 작은정부, 규제완화" 같은 구호가 서민층에 먹히는 것이라고 볼수 있다

특히 대한민국은 이런식의 "희망고문"에 약하다.  대부분 사람들은 사회 계급구조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어찌되었던 희망을 끊을 놓으면 그걸로 모든게 끝이라는 생각에 빠져있다. 물론 희망과 의지라는 단어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대단히 소중한 개념이다.

그러나 웃기는건 왜 그것이 항상 확률이 낮은 쪽의 희망과 의지여야 하냐는 것이다. 좀더 확률이 높은 그리고 좀더 인간적이고 사회공동체적인 희망을 만들 수 있는데 대한민국 사람들은 이걸 오로지 개인의 영달과 가족만능주의적 시각에서만 바라보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보기좋게 종부세가 무력화 되고 있다. 종부세는 대한민국 1%가 내는 세금이다. 원래 부동산 보유세가 선진국에 비해서 턱없이 낮아 투기의 발원이 되었으니 1% 기득권 부터 솔선수범하여 국제적 기준에 맞는 부동산 보유세를 구축하자는게 "종부세" 제정의 취지였다. 그런 종부세가 유명무실해졌다는건 상위 1%의 기득권이 더욱더 강고해진다는 걸 의미한다

흥미로운건 지난 대선에서 소위 서민들이 이런 현상이 벌어질 것을 정말 몰랐냐는 것이다. 다시말하지만 몰랐를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권 탄생에 소위 대한민국의 서민들이 크게 기여한 이유는 그들 마음속에 엄청난 희망고문이 들어차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어차피 자본주의 체제와 세계화 체제를 벗어날 수 없다면 소득 불균형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된다. 부자가 생기면 가난한 사람이 생기고 따라서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 생기면 그 세금의 혜택을 보는 사람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제발 더이상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런 어쩔 수 없는 대세의 흐름을 "개인적인 희망고문"으로만 풀어내려고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건 상당히 확률적으로 낮는 방법이고 사회공동체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기때문이다. 게다가 그런식의 인식을 깨지 않으면 그들은 언제나 정치권의 졸행세 밖에 안되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개인이 꿈꾸어야 하는 희망은 오로지 "인간답게 사는 것"이다.

돈버는게 희망이 아니다. 부자가 되는게 희망이 아니다. 부와 명예 이런건 어차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일부 계층에 한정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인간의 인권과 목숨은 모두에게 똑같은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노력해야 할 일은 모두에게 똑같이 부여된 인권과 생명을 안정적으로 누릴 수 있는 그 방법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는게 옳다.

나는 결코 상위 1%가 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그들과 같은 목숨과 인권을 가졌기에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이렇게 생각할때 비로소 진정한 희망을 우리는 찾게 된다고 본다.

도올이 "대한민국은 자기집 대문밖을 나서면 공공의 개념이 없다"라고 했는데 이는 위의 희망고문과 일맥상통한 말이다. 사회공동체가 합심하며 풀어야 할 문제를 대한민국은 개인의 희망고문으로 값싸게 해결하려고 한다. 이런 저질 인식들이 저 괴물같은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자업자득이니 할말도 없기는 하다.
지들이 좋다고 선택한일인데 한참을 당해봐야 정신차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뿐이다


덧글

  • Rheadism 2008/09/23 15:30 # 답글

    아니, 왜 이렇게 좋은 글에 댓글이 하나도 없는 거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읽어봤으면 좋을 그런 글이네요..저도 이게 계급투표를 막고 대한민국의 진보를 가로막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세라프 2008/10/09 03:41 # 답글

    동감합니다. 자사고 설립에 찬성하는 사람 중에 정말 자사고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단지 자사고가 계층 상승의 통로가 되고, 자기 자식이 자사고에 들어갈 수 있다고 믿을 뿐이죠. 그치만 자기 자식 자사고 보낼 능력이, 아니 그 전에 자식이 자사고 갈 능력이 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단지 '내 자식도 자사고 보내봤으면' 하는 희박한 희망에 더 큰 대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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