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 노동자와 을 노동자의 사람대접이 다르다 칼럼

노동자는 슈퍼맨인가?

노동자가 임금투쟁을 위해 자기권리를 주장하는것을 나쁘다고 말할 사람이 있을까? 이는 너무 당연한것이라서 뭐라 말할 게제도 못된다. 당연히 옳다. 나역시 (설사 노동자가 다소 과한 임금주장을 하더라도) 이를 꼭 나쁘게만 보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구조다. 한국사회에서 노사문제를 단지 노동자와 자본의 대립문제로 보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특히 이를 오로지 신자유주의 문제로 결부시키면 더욱더 답은 나오지 않는다. 한국사회는 한국사회 고유한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이를 파악해 보는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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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IMF 당시 실제 경험앴던 일이다. 원청회사가 부도직전에 있었다. 두서너달뒤 돌아올 어음을 막을 길이 요원하다. 그 회사는 대기업 계열사인데 모기업 지원이 끊어진뒤 종업원들(일종의 노조)에 의해 비상경영체제로 움직이고 있었다. 결국 이들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외상 매출 회수를 독려한뒤 (한달뒤) 남은 회사의 자금을 직원들끼리 퇴직 위로금 식으로 뿐빠이 한 후 부도를 내버렸다. 그 회사 종업원들의 판단은 이랬다. 어차피 회사가 부도가 나서 직장을 잃었는데 그럼 그정도 위로금도 못받는가. 이건 당연한거다. 잘못이 있다면 그건 자금을 끊은 모기업 경영자에게 있다 라는 식....

그런데 문제는, 그들은 그렇게라도 몇푼의 보상금을 챙겼지만 그 회사에 매출을 대고 있던 하청업체들은 고스란히 부도난 어음쪼가리를 들고 있었다는 거다. 원청회사의 절반도 안되는 월급을 받고 아웃소싱으로 일하던 하청기업 노동자들은 몇달씩 월급이 연체되는 것을 감수했는데 결국 남는 건 (그 회사 부도나고 사원들끼리 빚찬지 했다는) 허탈한 소식뿐이다

내가 이때 느낀 감정은 "이건 뭔가 엄청 잘못된것이라는 점"이다. 이 사태는 한국 노동운동의 문제가 자본 VS 노동의 대립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다. 솔직히 말해서 신분질서의 문제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노동자 자본가 다 떠나서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측과 그렇지 못한 측의 불평등한 관계가 근본일 뿐이다

원청 노동자는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이익을 쟁탈했다. 사원들이 총회를 열어 스스로 결정한 일이니 (합법적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대표성도 있다. 그런데 그 결정은 구조적으로 보면 하청 노동자들에겐 최악의 결정이 된다. 차라리 회사의 자산을(외상매출) 그런식으로 배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부도가 났다면 (하청업체는) 채권단으로 조그만 보상이라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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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일이 과연 특수한 경우일까? 이걸 하나의 특수한 사례일뿐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아마 사회생활을 제대로 안해본 사람일 것이다. 장담하건데 한국사회의 8할이 이런식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사람들이 기를 쓰고 갑이 되려고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는가?

노동자 VS 자본가의 구조라고? 대한민국은 그런식으로 설명되지 않는 구조다. 철저하게 갑과 을의 구조일 뿐이다. 결국 같은 노동자라도 갑의 노동자가 을의 노동자를 대변하지 않는다. 갑의 자본가와 을의 자본가는 어느정도 이익구조에 대해 타협과 결탁(?)이라도 하지만 갑 노동자와 을 노동자는 그런 연대조차 없다.

결국 이런맥락에서 갑노동자와 을노동자의 연대가 지금 한국사회 노동운동이 직면한 최대의 숙제인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생산 파업이 일어나면 그건 80% 이상이 대기업 관련 노조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임금협상에 관련된 파업이다. 그런데 결과 초래된것이 과연 무엇인가?

노동자가 자기의 이익쟁탈을 위해 노력한 결과, 계속되는 것은 고용 축소(대기업 노조의 평균연령 높아지는 것)와 불평등 구조가 하청노동자(을 노동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것이다. 이거 뭐가 좀 잘못되었다고 생각들지 않는가? 민노총이 이걸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지금 한국 노동운동의 비극이 아니고 또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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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노동자들이 왜 연대가 잘될까?.. 당연한거 아닌가. 어디에서 일하는가 보다는 어떤일을 하는가로 임금이 공평하게 규정되어 있으니 (이해관계가 딱 일치되어) 연대가 안될리가 없지 않나. 노동자의 임금이란 자본이익에 대응하는 노동자의 논리이다. 그런데 노동자의 임금구조가 공평하고 원청하청 불공정한 착취구조가 없으니 당연히 전노동자가 단결할 수 밖에 없는 거다.

난 지금 대기업 노조와 이를 주축으로 하는 상급노조의 존개가치를 무조건 탓하자는게 아니다. 혹자는 대기업 노동자가 양보를 한다고 그 이익이 하청 노동자에게 돌아간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냐고 한다. 그렇다면 그것이 바로 핵심이다. 윗단 노동자의 이익이 아랫단 노동자의 이익으로 순환되는 고리를 만들면 되는것 이것이 핵심이라는 거다.

과연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나?.

가장 먼저 원청하청 (파견 포함)의 불공정 시비를 줄이는것 부터 시작이 아닐까 한다. 노동자가 이를 어찌 해소할까 생각도 들지만 최소한 갑 노동자가 을 노동자를 착취한다는 취급은 받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갑을 노동자가 한묶음으로 모이는 연대노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 다음으로 그 틀에서 연대임금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선 현재 대기업 노조들의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솔직히 자본이 양보를 하던 국가가 재정을 투입하던 이를 위해선 뭔가 (공감이 있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민주노총이 하지 못하는 게 바로 이점이다. 타협을 위해선 명분이 필요한데 그들은 절대 명분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그저 모든건 신자유주의 탓이다 해버리고 있는데 이래선 답이 나올 수 없다. 결과적으로 매번 신자유주의 탓을 하고 있지만 그 과실을 먹고 있는건 상급노조의 조직원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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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노동자들은 좀 고까운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전체 임금 노동자 1500만명명 중에 대기업, 공공기업 노조관련 노동자 100만명쯤은 (투입되는 노동가치 대비) 상대적 고임금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유연성도 지나치게 경직되어있다. 게다가 그 지위 자체가 하청 노동자(아웃소싱)에 비해 잇권화 되어 있어 하나의 신분질서가 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레일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흡사 세상 종말 처럼 받아들인다. 원청 하청 임금(복지수준)이 그리 차이가 나지 않으면 원청에서 일하던 하청에서 일하던 그리 큰 문제는 아닐꺼다. 죽기살기로 아등바등 사는 사람이 아닌 그저 편하게 한세상 살고 싶다는 사람에겐 되려 조직관리 직무부담이 덜한 하청이 나을 수도 있다.

하긴 이렇게 이야기한들 뭐 생각이 달라지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을꺼다. 여전히 한국사회의 모든 노사문제는 자본이 탐욕과 신자유주의 때문이라고 하는 생각들이 넘쳐날 것이다. 그러나 그 생각은 80년대 90년대 사고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사회는 전체 노동참가자에 비해 임금 근로자가 큰 비중을 차지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이른바 대공장 노조원들은 훨씬더 적다. 그러나 노사분쟁의 열매와 과실은 죄다 그들이 가지고 갔다. 지금은 자본의 탐욕과 신자유주의 질서보다 구조적 갑을 관계가 더 (올바른) 노사관계를 옥죄는 상황이라고 난 진단한다.

따라서 민주노총이 이를 해결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다른 조직이 만들어져 이를 수행하는게 올바르다고 본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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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udis 2009/08/10 15:26 #

    많이 공감합니다. 쌍용차 문제가 마무리 된 뒤에는 민주노총이나 민노당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도야지 2009/08/10 15:56 #

    민주노총이나 민노당이 이런 문제를 모를까요..
    그들도 역시 기득권 세력이거나 혹은 기득권 세력에 기생하고 있을 뿐이지요..
  • Geor 2009/08/10 16:22 #

    공감합니다.
    이 나라의 진보진영이란 분들이 한나라당을 상대로 항상 어설픈 협상가의 면모만 보이다 결국 한나라당의 의견대로 되버리고 마는 이유도 이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진정성을 가진 사람이야 있겠지만 말이죠.
  • Geor 2009/08/10 16:25 #

    갑은 자신의 기득권을 버릴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을은 다른 누군가에겐 갑이기 때문에 자신의 기득권을 놓으려 하지 않죠. 사실 그게 한국이 정글인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 미스트 2009/08/10 16:47 #

    서로 자기 기득권은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 하면서
    다른 사람의 기득권은 분배되기를 원하니
    결국 자기 이득 앞에서만 '연대'를 외치게 되는게 아닌지...
    안타까운 일입니다.
  • 카루 2009/08/10 17:03 #

    갑과 을의 문제... 모두들 대학에 다 가려고 기를 쓰는 이유도 그나마 누구에게 '갑'이 되기 위해서이겠지요.
    말씀하신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나라 입시 문제의 근원도 해결될지도요. 정말 좋겠는데요... 어려워서 그렇지 -_-;;
  • 방필수 2009/08/10 17:16 #

    사용자와 고용자도 갑과을이긴 마찬가지아닐까요? 노동VS노동의 대결구도가 '자본 VS 노동의 대립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다는 것은 논리비약같습니다.
  • kkkclan 2009/08/10 18:45 #

    갑 노동자의 투쟁이 을 노동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공감할 수 없습니다. 이번 쌍용 사태를 보더라도, 쌍용차만 놓고 보면 아쉬운 승리지만 같은 시기에 임단협에 들어가거나 투쟁에 들어간 다른 중소사업장은 훨씬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연대노조와 연대임금의 틀은 필요하지만, 대공장 노동자의 양보를 전제로 해서는 연대임금을 쟁취할 수 없지 않을까요.
  • Fedaykin 2009/08/10 18:51 #

    자, 그럼 이제 민주시민이 행할 수 있는 가장 큰 영향력인 투표에서 어느당을 뽑아야될까요?


    모, 모르겠음...
  • 달빛고양 2009/08/10 20:56 #

    허경영님이 소속된 경제공화당을 지지하세요. 다만 전화걸면 뤙넘버-_-;;;사이트는 준비중...이라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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