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제 개편을 받아야 한다 칼럼


1972년 박정희 정권은 이후락 정보부장을 평양에 밀사로 파견해 7.4 남북 공동성명을 체결한다. 자주, 평화, 대단결의 원칙이 채택된 남북합의에 남한의 야당과 진보세력은 깜짝 놀랐다. 한켠에서는 이를 두고 박정희 독재정권의 기만술책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리고 정부정책에 협조거부 의사까지 비쳤다

그러나 재야의 지도자인 장준하 선생은 그런 비판에 반대했다. 그는 (설사 박정희를 반대하더라도) 남북의 대화를 찬성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역시 박정희 정권의 남북대화가 일종의 정권 연장책인것을 알고 있었다. 남과 북 모두 독재권력을 강화하고 종신집권체제로 가자면 내부 안정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 남북의 일시적 데탕트가 필요했다는 분석말이다.

하지만 장준하 선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7.4 공동성명은 지지되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한다.

일찍이 1972년 남북은 자주ㆍ 평화ㆍ 민족대단결의 3대원칙을 표방한 7.4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야당과 재야를 통틀어 오직 장준하 선생 한 분만 성명을 지지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선생을 변절, 배신이라고 비난하지 않았다. 어떤 정권에서 누가 발표했건, 민족사의 진전에 기여하는 것이면 당당하게 지지할 수 있다는 장준하 선생의 자세를 감히 용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이부영 전의원

장준하 선생은 걱정하고 우려하는 야당과 재야 지도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말했다. 

장준하는 "7.4 성명은 우리 민족의 거울이다. 이 놈을 우리 민족의 현실 앞에 걸어 놓고 있으면 조만간에 가짜와 진짜가 가려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유신 이후 모든 사람들이 다 속았다고 할 때에도 장준하는 <씨알의 소리> 1973년 11월호에 쓴 글에서 "7.4 공동성명은 파기되어서는 안 될 뿐 아니라 그 성명의 정신이 조금이라도 후퇴되거나 사실상의 휴지로 화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 강준만 저 한국현대사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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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선거구제 개편 제안을 두고 말이 많다.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정략이라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그러나 난 앞서 예를 든 "장준하 선생"의 판단이 이번 제안에도 반드시 준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정략이니 뭐니를 떠나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살리는 해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준하 선생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대한민국 앞에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선거구제 개편을 걸어놓으면 조만간에 가짜와 진짜가 가려질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이는 누가 뭐라고 해도 반박할 수없는 진실이다. 현재의 선거제도로는 더이상 시민의 권리와 진보의 가치는 (다양성, 분권, 약자보호)는 진행될 수 없다는게 내 판단이기 때문이다.

왜 촛불을 정치가 받아내지 못하는가?.

이런 중차대한 목표가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이 그 수모를 받아가면서 이른바 "대연정'을 제안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선거구제 개편은 여야의 합의 없이는 (변경이) 불가능하고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 과감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혁신이 합의를 통해서만 발휘된다면 사실 어떤 합의에도 정략은 부분적으로 내포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이해관계 충돌을 통해 합의가 무산되는 것을 막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는 판을 벌릴때 비로소 진화 된다. 막상 판이 벌어지면 새로운 힘이 등장하게 되고 이 변화의 동력이 정략이 예측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매커니즘은 현장 일에 밝은 사람들은 잘 안다. 따라서 진짜 진보적 (일이 되게끔하는) 해법이다. 그러나 책상머리에만 앉아있는 강단좌파 찌끄레기들은 현실을 모르기에 이런 방식을 주저할 뿐이다. 이들은 머리속으로만 생각할뿐 현실의 발로 상황을 파악하지 않기에 그런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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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대표적인 인간들이 바로 이른바 "최장집과 아이들(박상훈, 이대근)"이다. 이들은 지역감정은 선거구제로 해소되는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정당정치를 잘하면 저절로 해소될 사안이라고 말한다. 실체도 없는 지역감정을 괴물로 만들어 되려 그 허상만 키워 놓았다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들은 현재의 선거구제 개편 제안도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는 정략적 제안이므로 별가치를 부여해선 안된다는 것이 이들이 일관된 판단인듯 하다. 특히 중대선거구는 소선거구제도 보다 못한 선거제도 이므로 절대 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올바른 판단이 아니다.

이런 오판들이 2004년 선거제도 개편의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 당시 국회는 정개추(정치개혁 추진위)라는 조직을 만들어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했다. 밖으로는 대선자금 수사가 휘몰아쳐 한나라당이 위축되고 또한 열린우리당 분당으로 민주당이 위축되어 어느때보다 합의의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정개추를 주도한것이 국회의원이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였기 때문에 정략이 깊게 파고들 이유도 적었다. 시민사회 단체가 좀더 현명하고 과감한 안(지역주의 정치 타파를 위해)을 제안하면 국회가 이를 받아들일 기회가 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의원수를 30명가량 늘리고 그들을 모두 비례대표로 선정하자는 안을 채택하곤 끝이났다. 광역 도시는 중대선거구로 하고 농촌지역은 소선거구제로 하자는 도농복합선거구나 비례대표를 권역별로(지역별) 배분하자는 안 모두 실현되지 않았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이것을 거부했으면 이해라도 되는데 실제 이런 안을 거부한건 시민사회 단체 였다.

이들은 줄곳 지역구 비례대표 1:1을 주장하고 독일식 선거제도를 이야기 했다. 독일식 제도로 (단번에) 가기 위해선 현 국회의원수를 500명 수준으로 늘려야 가능하다. 의원수 늘리는 것이 나쁜 방안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국민 감정상) 당장 가능할까? 솔직히 불가능이다.

이들은 소선거구제의 사표문제는 별것 아닌것으로 취급하고 계속 중대선거구의 약점만 들추어 냈다. 또한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비례대표의 본뜻(지역을 초월한 투표)을 왜곡한다고 철저하게 거부했다. 결국 이런 생각들이 현재의 어이없는 선거구제를 고착화 한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주장의 배경에는 '지역주의는 정당정치에 별거 아닌 변수'라는 어리석은 최장집의 똥고집이 묻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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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역주의 문제가 대한민국 정치에 국복해야 할 최우선의 과제가 되었는지, 지역에 내려가 보면 정말 현실이 어떤지, 이를 표현하자면 정말 소설책 10권분량의 이야기가 나온다. 하나부터 열까지 절절한 이야기다. 책상에 앉아서 공상이나 하는 최장집이나 그 졸개들이 이런 내용을 알리가 없다.

대표적인 것이 지역에 사람이 없다는 거다. 예산을 내려주면 뭐하나. 일을 기획하고 추진할 인재가 없는걸, 그럴만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죄다 서울에 가 있다. 왜냐구?. 막상 시의원이라도 하나 하려면 오로지 하나의 정당에 줄을 서야 하는 이 비극적인 현실 때문이다.

(영남이나 호남이나) 시의원 구의원 시장 군수 도지사 국회의원까지 한라인으로 채워져 있다. (지역에서) 능력을 평가받고 싶은 사람은 이념, 소신, 가치 판단 불문하고 그 라인에 줄을 서야 한다. 결국 그 라인에 들지 못하는 사람들은 죄다 보따리를 싸고 서울로 올라가는 것이다. 이른바 인재 유출이다.

영남에 한나라당이 아닌 다른당의 의원들이 1/3만 있다고 보자. 마찬가지로 호남에 민주당이 아닌 다른당의 의원이 1/3만 생긴다고 보자. 그 즉시 다양한 라인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라인만큼 기회가 늘어난다. 인재가 지방에 뿌리 박을 개연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장집 영감님과 그 졸개들은 이런 현상을 모른다. 정당정치 잘하면 왜 국민들이 표를 안주겠냐고 하품나는 이야기를 하고 있더. 결국에는 이런식의 논리는 이른바 국개론(국민 계몽론)으로 이어지게 된다. 어리석은 국민들 때문에 민주주의가 안된다는 발상 말이다.

그러나 하긴 이런 쓰레기 지식인들이 존재하는 것도 얼마 남지는 않은듯 하다. 지난번 진보신당이 주최한 토론회나 이번 박상훈이 무슨 책을 냈다는 인터뷰나 언론에 거의 조명받지 않은것을 보면 말이다. 그들의 놀이터 였던 오마이뉴스 조차 게면쩍었던지 1면에 올리지도 못하고 저 밑구석에 처박아 두었던데 이런면에서 보면 오마이의 10만인 클럽이 효과가 (?)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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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선거구제 개편안은 진보진영을 떠나 대한민국 민주주의 전체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런측면에서 결코 정략을 두려워 할것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공론화 해야 한다. 어떤것은 좋고(독일식) 어떤것은 나쁘다(중대선거구)는 식도 옳지 않다.

어찌 되었던 둘다 지금의 단순 소선거구제도 보다는 낫다고 본다. 따라서 협상과 조율의 문제로 파악해야지 이를 현 제도 고수의 빌미로 제공해선 안된다고 본다. 그런데 과연 진보진영 전체가 이를 현명하게 핸드링할 능력이 될까?. 걱정이 앞서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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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사발대사 2009/08/17 11:53 #

    이오공감에 추천했습니다.(__)
  • 얼운 2009/08/17 19:09 #

    장준하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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