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에 준하는 의식개혁이 필요 * 야근공화국


어떤 분이 저한테 한국사회 변화의 대안이 뭐냐고 물으십니다. 솔직히 그걸 알면 제가 여기서 이러고 있겟습니까?. 정책적 대안은 모릅니다. 그만한 능력이 되지 않죠. 사실 대학등록금 문제나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나 대단히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불쑥 던지는 아이디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정책으로 접근한다면 아주 섬세한 어프로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가지는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정책의 섬세한 어프로치가 지금 대한민국에서 나오기 어렵다는 것 말입니다. 왜냐? 대략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소수가 다수를 교모히 속이고 있기 때문이고 둘째, 우리사회가 모든 현상을 제로섬으로 판단하는 적대적 불신이 팽배하기 때문입니다.

대학등록금 문제를 예를들어 볼까요? 이 제도의 근본 취지야 나쁠리가 없죠. 대학등록금을 미리 빌려주고 나중에 돈벌어 갚는다고 하는데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 의도가 불순하다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의 대학교육은 부실사학들이 학력 프리미엄을 부추겨 (교육질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불로소득을 취하는 형태입니다.

쉽게 말해서 개발하려는 땅 입구에 알박기를 해놓고 땅값을 올리는 셈이란 거죠. 합리적인 정부라면 응당 이런 왜곡된 구조를 먼저 깨야 되겠지요. 예를들어 사립대학 구조조정을 가열차게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립대학을 통합 운영해서 지원책을 늘려야 겠죠

그런데 그런 구조는 뻔히 냅두고 '어 땅값 올랐어?. 그럼 대출해서 땅값 해결하게 해줄께" 라고 하면 누가 그걸 쉽게 인정하겠냐는 것입니다. 완전히 둘이서 짜고 한 사람 바보 만드는 식이죠. 온나라가 대학안가면 사람취급 받지 못하는 사회를 조장해 놓고 대학등록금을 올리는 식은 부동산 투기나 다름없는 방식입니다. 사기업이면 몰라도 국민을 대표한다는 정부가 이러면 안되는 거죠

결국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그리고 사학이 작당을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만일 정부와 사학이 서로 선의의 경쟁관계에 있다고 하면 이런일이 벌어질 수가 없겠죠. 그런데 한국사회의 기득권층은 대개 이런식으로 담합을 합니다. 노동시장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미있는 자료를 올려볼께요


2009년 노동연구원 발간 월간 노동리뷰 6월호에 나온 자료입니다. 전문은 "고용위기와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이라는 키워드로 구글 치시면 나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다 보세요.

통계청 자료에 보면 한국의 임금근로자 숫자가 08년 기준으로 1610만명 정도 됩니다. 위 자료에서는 이들을 세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했습니다. 첫째, 정규직 대 비정규직, 둘째, 유노조 대 무노조 셋째, 대기업 대 중소기업 이렇게 구성을 한거죠. 그리고 이것을 다시 세가지 그룹으로 재편을 했습니다

A 파트 : 정규직 & 유노조 & 대기업
B 파트 : 정규직, 유노조, 대기업 세가지 조건중 하나 이상 충족
C 파트 : 비정규직 & 무노조 & 중소기업

이렇게 구분하고 보니 1610만명중 A파트는 꼴랑 6.7%, B파트는 65.9%, C파트는 27.4%가 됩니다. 세 파트를 간단히 비교해보면 평균급여는  A파트가 B파트에 비해 1.5배 수준, C파트에 비해서는 3배가 됩니다. 뿐만 아니라 근속연수도 A파트는 12.4년인 반면 B파트는 5.3년, C파트는 1.7년입니다

골때리는게 한쪽이 월급도 엄청 많고 고용기간도 길다는 것입니다. 다가져가는 거죠. 그뿐이 아닙니다. 건강보험을 제외한 모든 사회복지가 엄청나게 차이가 납니다. 게다가 퇴직금이나 상여금, 시간외수당 같은 근로조건까지 엄청난 차이를 보여줍니다.

혹자는 능력있으니 대기업가서 월급더 많이 받는거 아니냐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능력이 차이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임금이 능력의 차이라면 사회복지나 기타 근로조건은 비슷해야 말이 되는거죠. 일을 잘하나 못하나 어차피 근로자는 같은 근로자 아닙니까.

그런데 사회보험이나 퇴직금 수당 같은 기본적인 근로자의 조건까지 차이가 난다는 것은 그것이 근로자의 능력의 차이라기 보다는 막말로 구조적 차이 계급의 차이라고 보는게 옳겠죠.

그럼 이게 왜 기득권들의 담합인가?..그건 신규채용룰을 보면 어느정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A파트의 신규채용룰은 0.067로 B파트의 0.312가 5배 많구요, C파트의 0.638은 10배 많습니다. 이말은 A파트는 C파트에 비해서 내부경쟁이 1/10밖에 안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신규고용시장을 닫아걸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죠

그렇다면 그들은 자신들이 해야할 내부경쟁을 과연 어디로 밀어냈겠습니까? 당연한것 아닙니까. 하청과 비정규직으로 밀어놓은 것이죠. 막말로 이 담합을 97년 이래 근 10년동안 A파트의 노사 모두가 행한것입니다. 겉으로 보면 적대적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엄청난 기득권의 탑을 쌓아 올린것이죠

왜 진보진영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가.. 답이 딱 나와있지 않습니까. A파트의 주력군이 누굽니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그리고 전교조로 대변되는 노동운동 세력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 연장선에서 해당 진보정당들이 활동해왔던 것이구요.

이들은 87년 민주화 이래 보수정권들이 양극화를 초래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간 정부들이 제대로된 구조개혁에 등한시 한것은 얼추 맞습니다. 그러나 그런식의 욕을 해도 도덕적으로 정당할 사람들은 B파트나 C파트의 사람들이지 A파트 사람들은 아니지 않습니까?. 어찌되었던 지금의 구조안에서 안정을 누리는 세력이 그런 이야기를 하면 도덕적으로 정당성을 받기 어려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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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창기기에 바쁜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한국사회의 공정성과 윤리성에 대한 의식이 바닥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거대한 불신사회가 초래된것입니다. 이젠 웬만한 일로 서로를 못믿습니다. "먼저 진실하게 대하는 놈이 바보되는 세상"이라는 조롱이 무슨 대단한 협상의 노하우인양 떠벌여지는거, 다들 아시죠?

이렇게 되면 모든 현상이 "죄수의 딜레마"처럼 여겨지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대학등록금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걸 소비자 운동차원에서 해결하려면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모든 대학생이나 예비대학생들이 일시에 등록을 거부하면 됩니다. 막말로 한 1년 대학안간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한 50% 대학은 곡소리 내면서 백기를 들고 자빠질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죠. 그건 내가 등록 안하면 옆에 친구가 졸업해서 먼저 취직한다는 식의 논리가 힘을 얻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죄수의 딜레마인거죠. 기득권들이 우리사회의 도덕지수나 윤리지수를 떨어뜨리는 이유가 왜일까요? 바로 이런 현상 때문입니다. 한국사회를 불신의 사회로 몰고 갈 수록 그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인거죠.

근데 한번 생각해보세요. 시장에 가서 수박을 사왔는데 속이 썩었어요. 과연 가만히 있겠습니까?. 자동차를 샀는데 결함이 발견되었어요 그래도 그냥 타시겟어요?. 이건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당연한 행동이 대학에는 이어지지 않는것인지 다들 함 곰곰히 생각해보세요.

왜 그렇습니까?. 그건 각자의 마음에 대학을 "돈내고 학벌사는 도구"로 이용하자라는 얄팍한 심리가 있기에 그런것입니다. 그러니까 수박을 먹으려고 산게 아니라는 거고 자동차를 타려고 산게 아니라는 거에요. 마치 무슨 아파트 프리미엄 딱지 같이 생각한것입니다. 돈받고 넘기는 딱지 말입니다. 그러니 썩던 고장나던 뭔상관이냐 라는 심리가 있다는 거죠

이만큼 한국사회가 썩은것입니다. 공정성과 윤리성이 바닥이다 보니 사회전체 의식이 다 썩은거에요. 그러니 이명박 정권이 탄생한것일지도 모르죠.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 정권의 탄생을 누구누구 때문이다 라고 말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안합니다. 우리 모두의 얄팍한 욕망이 죄수의 딜레마에서 최악의 선택을 한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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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 사태를 어케 해결하자는 말이냐.

대한민국은 혁명에 준하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군인들이 총칼들고 나오고 시민이 짱돌들고 나오는 현실은 없겠지만 그 강도에 준하는 과감한 의식개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동력으로 새판을 짜야 합니다. 새로운 룰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그럼 이걸 누가 할것인가?.

우선 사상혁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연공서열, 집단주의, 조직에 충성 같은 70년대 사고방식은 물론 80~90년대 낡은 사회주의 통념과 민주화 운동의 획일화된 사고들 까지 싹 날려버려야 합니다. 또한 본질적 변화 없이 그저 요령과 눈속임으로 대강 모양만 갖추어보겠다는 지금의 이명박식 논리도 까부셔야 합니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치관을 정립해야 할것입니다. 우리가 진정 원하는 세상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다양성을 인정받으면 조화롭게 사는 세상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차별이 없어야 하고 위선이 없어야 합니다. 이러면 신뢰가 회복되고 개인과 개인이 당당하게 서로의 능력을 섞어낼 수 있습니다

앞으로 5년안에 우리에게도 프랑스 68세대와 같은 운동이 나오지 못한다면 아마 대한민국은 별반 기대할것이 없는 찌찔한 사회가 될것입니다. 기성세대가 두손, 두발들고 "그래 니네가 함해봐"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면 반전의 기회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누군가 누구를 지배하면서 노예처럼 부리는 신종 노예사회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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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Nine One 2010/02/04 16:13 #

    월남 이상재 선생께서 1920년대에 "조선인 정신개조론"이란 책을 썼습니다.

    달리 쓴게 아니란 생각을 하는군요.
  • 마케터 2010/02/04 16:46 #

    가장 현명한 지금의 젊은세대와 개혁적인 정치인이 힙을 합쳐 기성세대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국가개조 위원회 라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세리자와 2010/02/04 17:12 #

    5배, 10배 -> 1/5, 1/10 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마무리불패신화 2010/02/05 20:39 #

    유럽 선진국에서는 대학생들이 직접 시위하죠.

    그러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휴.
  • 마케터 2010/02/06 11:29 #

    곧 그렇게 되겠죠. 좀 기대려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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